조성웅 / 1969년생 / 플랜트 배관공
지독한 침묵 속에서도 분노는 자란다
분노 없이 싸울 수 있는가
절망의 빈틈,
사랑 없이 견딜 수 있는가
우리 하청노동자들 산다는 게
지독하다
죽음의 공장, 숨 막히는 통제를 뚫고
새벽은
한 점 둥그런 불꽃으로 왔다
생살이 타들어 가는 고통
보다 더 절박한 건
하청노동자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의지
새벽은
마침내 돌이킬 수 없는 사상으로 왔다
다—된다
시작이었던 사람
체념일 때
손잡아 끄는 활력이었던 사람
생애 단 한번 빛났다
끝을 보지 않고서는 돌이킬 수 없는 투쟁으로
생애 단 한번 치명적으로 빛났다
저 분노가 모두 (불)꽃이라니!
저 사상이 온통 (불)꽃이라니!
―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그대 남긴 생의 환한 꽃자리
모두가 살아서 간다
살아서 모두 함께 간다
비▪정▪규▪직▪철-폐▪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