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잎을 태우며
정월 대보름 달을 봅니다
웬일인지 자꾸 눈물이 나네요
구정이 되어도 오지 않던 그대
오히려 뒷골목 어둠에 친숙해진 그대
가쁜 숨결 거두고
지금, 대보름 달을 보고 있는지요
솔잎 향기가
그렇게 그윽할 수가 없네요
그대 기다리는 마음 구석구석까지
병 문안 오네요
둘만의 시간도 없이,
대중 파업 속에서 키워 갔던 우리들의 사랑
혹, 그대 미워했던 순간까지도
아낌없이 정화하네요
솔잎 향기 같은 내 사랑
달빛의 여백을 촘촘히 채우네요
내 사랑은 오직 둥그런 사랑이기에
대보름 달 가득 그대 보이네요
대보름 달이 유난히 포근하네요
대보름 달 같은 그대 숨결,
어쩜 이리 다정한 지요
같은 하늘 아래 있다면
이쪽과 저쪽이 없네요
우리 벌써 함께 가고 있네요
함께 가는 길에
대보름달 빛이 유난히 포근하네요
솔잎 향기가 말할 수 없이 그윽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