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역사드라마를 좋아한다
하루 종일 CNTV를 틀어 놓고 본다
사실 엄마는 이것이 마뜩찮지만 싫은 내색하지 않고 함께 본다
난 태조 왕건이 나라를 세운 일이 전혀 중요하지 않고
동이가 영조를 낳아 왕이 되게 했다는 사실이 궁금하지도 않지만
두 분에겐 밥 먹는 일 빼고 중요한 일과다
갑오년 새해, 엄마는 역사드라마를 보다가
“지금까지의 역사는 지 배떼기 불리려고 서로 뺏고 죽이는 피투성이의 역사였다
웅아 너는 저리 살지 말아라“ 하신다
난 엄마가 공산주의자 선언도 읽지 않았는데 저리 말씀하셔서 놀랍기도 하고
남거 뺏지 말고 남 위하고 살라는 말씀인데
피를 보지 않고 과연 평화가 가능할까를 고민하다 답변할 때를 놓쳤다
갑오년 새해
엄마가 내게 큰 질문을 주셨다
2014년 3월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