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아내의 출근투쟁 피켓을 제작하러 울산해고자 협의회에 갔습니다
사무실 출입 문 옆에 동지의 투쟁 사진이 붙어있습니다
사진 밑에 당신이 온 몸으로 쓴 글, 독기 어린 눈빛처럼 살아있습니다
2002년 반드시 복직 한다
투쟁을 하고자 하는 자는 방법을 찾고
투쟁을 회피하고 하는 자는 구실을 찾는다
2000년, 목숨을 건 단식투쟁 때부터
행동하는 투사, 김석진 동지의 좌우명이었습니다
노동조합으로부터 생계비 한 푼 지원 받지 못했습니다
식물인간이 된 어머니 병 수발
새까맣게 타들어 가는 가슴에
벌써 몇 천 만원의 빚이 쌓였습니다
그래도 밝은 목소리 높은 톤,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고 살아
정말 기적처럼 살아
만나는 사람마다 언제나 한 아름 웃음꽃으로 지친 어깨 감싸 안는 동지
자기희생을 통해 열어 가는 노동자의 길
죽을 각오로 다시 준비하는 상여투쟁
모두들 그만하면 됐다, 포기를 권유하는 곳에서
새로운 방법을 찾아가는 동지의 투쟁 자세
; 승리할 마음이 없는 자는 결코 이길 수 없다
바로 우리의 좌우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