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다
까짓것 갈 때까지 가보자
언제 우리 하청이 붉은 조끼 입고 머리띠 두르고 구호라도 외쳐보았는가
언제 우리 하청이 모이고 뭉치고 투쟁이나 해봤는가
하도 긴장해서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밤 잠 설친 나날들
다시 머리띠로 고쳐 맨다
신나서 손을 뻗고 유인물을 돌리고
유인물을 받아든 하청노동자들의 환호소리에 비하면
사측의 폐업, 계약해지, 블랙리스트 협박쯤이야
인간적인 정에 매달리는 회유쯤이야
그래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다
생애 최고의 맛, 투쟁의 단맛
너그 좆대 부럿다
누가 아기나 어디 한 번 붙어 보자
거침없이 단결투쟁의 한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