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남 / 1966년생 / 목수
겨울, 소리 없이 다가온 고양이
왜 그럴까
겨울밤 달빛이 더 투명하게 느껴지는 것은,
날씨가 추울수록 달빛이 더 환한 것은 왜일까?
가끔 지나던 자동차 소리도
지나는 행인의 발자국 소리도 멈췄다.
새벽이 오려나,
잠을 깼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다.
천막 밑으로 들이치는 바람이, 뼛속까지 시리게 만든다.
밀린 노임 다 받아야 오겠다고 큰소리쳤지만,
빈손으로 집에 들어갈 용기가 없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지친 내 몸뚱이 하나만 바라보고 사는
가족들 앞에
그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못한다.
환한 달빛에 앙상한 겨울나무가
실루엣으로 흔들린다.
소리 없이 다가온 고양이가
천막 밖에서 그림자만 드리운다.
먹이를 찾아 나선 것일까?
저 고양이도 거둬 먹여야 할 새끼기 있을까?
바람이 차다.
길게 뿜어져 나오는 입김에
자꾸 눈앞이 흐려진다.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얼마나 더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자꾸 쳐지기만 하는 몸이
하루하루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