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남 / 1966년생 / 목수
저기 허물처럼 벗이 놓은 작업복에는
저기 망치 소리가 묻어 있다.
저기 하루의 고단한 노동의 묻어 있다.
하루 작업량을 닦달하는 반장의 눈총에
외줄 비계에 매달려 스스로를 다그치는
내 서러운 그림자가 걸려있다.
저기 벗은 놓은 작업복에는
저기 한 끼의 밥이 걸려 있다.
일이 없어 일을 찾아 헤매던
답답했던 겨울의 찬바람이 걸려 있다.
저기 허물처럼 벗이 놓은 작업복에는
나만 바라보고 살아가는 식구들의
목마름이 걸려 있다.
저기 저 작업복에는
하루 일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와 통화하는
젊은 일용이의 그리움이 묻어 있다.
아빠, 언제 와, 그 뒷말은
무슨 말인지도 못 알아듣지만
사랑해...... 라고 말을 끝내는 행복이 묻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