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남 / 1966년생 / 목수

저기 허물처럼 벗이 놓은 작업복에는

선남 1 1,042

저기 허물처럼 벗이 놓은 작업복에는

 

 

 

저기 망치 소리가 묻어 있다.

저기 하루의 고단한 노동의 묻어 있다.

하루 작업량을 닦달하는 반장의 눈총에

외줄 비계에 매달려 스스로를 다그치는

내 서러운 그림자가 걸려있다.

저기 벗은 놓은 작업복에는

 

저기 한 끼의 밥이 걸려 있다.

일이 없어 일을 찾아 헤매던

답답했던 겨울의 찬바람이 걸려 있다.

저기 허물처럼 벗이 놓은 작업복에는

나만 바라보고 살아가는 식구들의

목마름이 걸려 있다.

 

저기 저 작업복에는

하루 일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와 통화하는

젊은 일용이의 그리움이 묻어 있다.

아빠, 언제 와, 그 뒷말은

무슨 말인지도 못 알아듣지만

사랑해...... 라고 말을 끝내는 행복이 묻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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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남
객지 일 가서 같은 숙소에 생활하던 젊은 목수의 모습을 곁에서 보면서 저것이 우리들의 일상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쓴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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