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남 / 1966년생 / 목수
봄은 노란 민들레로 피었고
봄을 부르지 않았지만
어느새 봄은
노란 민들레로 피었습니다.
사방이 높은 담장으로 둘러쳐졌고
삭막하기만 했던 뒤뜰에
그저 꽃 피었습니다.
누가 보아주지 않아도
기다림의 간절함이 없어도
봄은 노란 민들레로 피었고
나는 그 모습이 어여뻐 눈물이 납니다.
겨울을 이겨냈다는 생각 때문이지요.
길을 가다가
아무렇게나 피어 있더라도
민들레 노란 꽃을 보거든
감옥에서도 겨울을 이겨낸 사람들,
민들레처럼 피었거니
생각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