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남 / 1966년생 / 목수

새벽을 향해 길을 열었다.

선남 1 903

 

새벽을 향해 길을 열었다

 

 

모닥불 불빛에 일렁이던

얼굴을 확인하면서

새로운 일자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는 새벽을 맞이하곤 했다.

 

늘 그렇듯,

새벽은

우리에게

일과 싸움을 일러 주었다

 

반갑게 다가와

어깨를 툭 치듯이 여명이 밝았고

우리가 일하던 현장을 지키려 간다.

우리의 밥줄을 넘보는 놈들은

요절을 내야 한다.

안전화 끈을 단단히 묶고

안전모 턱끈까지 채우고

큰 숨을 몰아쉬고

새벽을 향해 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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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남
일용직 건설 노동자에게 새벽은 새로운 하루를 사는 생명이다. 요즘 계절에 현장에 나가면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깜깜하고 춥다 그래서 모닥불을 피우다 일렁이는 모닥불을 보면서 동료를 확인한다. 2006년 파업을 조직하면서 불법파업을 계획하고 있었다. 다단계하도급 구조 속에서 누가 사장인지도 모르고, 페이퍼컴퍼니(전문건설업체)들은 자신들이 직접 고용당사자가 아니라고 말을 한다. 그리고는 대체인력을 투입한다. 대체인력을 무력으로 진압하지 않으면 파업은 질 수밖에 없다. 그 새벽은 우리에게 싸움을 어떻게 하라고 일러 준다.
  당시 검사의 논고를 보면 "전쟁을 방불케하는 파업을 주도하고....." 전쟁을 방불케하는 파업을 하고 수많은 부상자와 구속자들이 나왔다. 그렇지만 그렇게 투쟁하지 않으면 일용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전면적으로 내 세울수 없게 된다. 2006년 파업은 2008년 시공참여자 폐지를 이끌어낸다. 그랬다. 우리들의 투쟁은 처절하게 패배하였지만 그 패배는 이후 제도변화를 이끌어 내고 법개정을 이끌어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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