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남 / 1966년생 / 목수
상처의 깊이 만큼
바람이 지나간 뒤에도
바람이 그리워 스스로 흔들리며
흔들릴수록 그리움은 향기가 되어
지나는 바람의 발목을 잡는다.
바람은 늘 풀잎 주변을 맴돌고 있었을 뿐이다.
불러 줄 때까지
속삭여 줄 때까지
쭈뼛쭈뼛 그대 주변을 서성이고 있었다.
가다가 오다가 툭툭 건드리면
그대는 아파했고
그리움은 향기가 되었다.
꽃보다 화려하지는 않아도,
꽃보다 향기롭지 못해도,
아파하고 그리워할수록
그대를 향한 사랑은
상처의 깊이만큼
깊고 푸른 향기를 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