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남 / 1966년생 / 목수
유월의 거리
잊고 싶어서 잠시라도
잊어버리고 싶어서
일찍 잠들어 버린 날은
어김없이 이른 새벽 눈을 뜹니다.
그리움은 잊고자 한다고
잊혀 지지 않는 줄 알면서도
당장에 잊고 싶은 어리석은 마음이지요.
뜨거운 아스팔트,
유월의 거리를
어찌 잊겠습니까.
거친 손 움켜쥐고 불덩어리처럼 하나로 엉겨
타오르던 그 거리를 어찌 잊겠습니까.
잊고자 눈감으며
더욱 또렷하게 되살아납니다.
검게 그을린 얼굴, 순한 눈빛들
살아 꿈틀거리는 거리의 함성들
잊고자 한다고
잊혀지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