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남 / 1966년생 / 목수

가난한 마음 하나 보태는 것

선남 0 1,001


가난한 마음 하나 보태는 것

 

원고료를 받고 청탁 받은 자리는 아니다.

뭔 연설을 잘해서 불끈 솟는 힘을 주는 것도

돈이 있어 연대기금을 전달하는 것도 아니다

 

깃발을 앞세우고, 머리띠를 묶고

우렁찬 구호를 외치거나,

품앗이 빚 갚듯이 가서 머리 숫자 채워 주고는

돌아 올 차 시간 먼저 생각하는 힘 있는 연대는 못된다.

 

뭐하나 그들에게 힘을 줄만한 것이 없다.

 

늘 부족하고 모자라고

연대라 해서 힘을 보태는 것이 아니라

축 처진 어깨, 저들도 저렇게 싸우는데

오히려 힘을 받고 돌아 올 때가 많다.

 

그냥 그들과 주저앉아 주절이, 주절이

신세한탄 이야기 듣고, 그들의 아픈 마음을 같이 아파하고

앉아서 같이 훌쩍이는 가난한 마음 하나 보태는 것

때로는 그렇게 찾아오는 나를

가볍고 편한 마음으로 맞이해 주는 것이 좋아

 

쑥스럽게 몇 자 적어 시도 시 같지 않은 글을

그들의 삶과 내 삶을 일치시키면서

아파하면서 눈물을 흘리면서 쓴 글을

흰 광목천에 매직으로 옮겨 쓰고

천막 한켠에 걸어 놓는 것이 전부인 것을

 

가난한 마음 하나 보태는 것이 전부인 것을

 

용역깡패가 때리면 맞고,

경찰들이 끌고 가면 끌려가는 것이 전부이지만

외롭게 그들만의 싸움을 볼 수 없어

그냥 나란히 앉아 있는 것이다.

 

먼 산을 보면서,

하늘을 보면서

언젠가는 우리도 좋은 세상이 오지 않을까

답답한 마음에 믿음이 되어 보는 것이지

그들과 하나가 되는 믿음 말이지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

카테고리
반응형 구글광고 등
최근통계
  • 현재 접속자 2 명
  • 오늘 방문자 386 명
  • 어제 방문자 414 명
  • 최대 방문자 2,936 명
  • 전체 방문자 463,078 명
  • 전체 회원수 15 명
  • 전체 게시물 15,811 개
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 네이버밴드에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