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남 / 1966년생 / 목수
가난한 마음 하나 보태는 것
원고료를 받고 청탁 받은 자리는 아니다.
뭔 연설을 잘해서 불끈 솟는 힘을 주는 것도
돈이 있어 연대기금을 전달하는 것도 아니다
깃발을 앞세우고, 머리띠를 묶고
우렁찬 구호를 외치거나,
품앗이 빚 갚듯이 가서 머리 숫자 채워 주고는
돌아 올 차 시간 먼저 생각하는 힘 있는 연대는 못된다.
뭐하나 그들에게 힘을 줄만한 것이 없다.
늘 부족하고 모자라고
연대라 해서 힘을 보태는 것이 아니라
축 처진 어깨, 저들도 저렇게 싸우는데
오히려 힘을 받고 돌아 올 때가 많다.
그냥 그들과 주저앉아 주절이, 주절이
신세한탄 이야기 듣고, 그들의 아픈 마음을 같이 아파하고
앉아서 같이 훌쩍이는 가난한 마음 하나 보태는 것
때로는 그렇게 찾아오는 나를
가볍고 편한 마음으로 맞이해 주는 것이 좋아
쑥스럽게 몇 자 적어 시도 시 같지 않은 글을
그들의 삶과 내 삶을 일치시키면서
아파하면서 눈물을 흘리면서 쓴 글을
흰 광목천에 매직으로 옮겨 쓰고
천막 한켠에 걸어 놓는 것이 전부인 것을
가난한 마음 하나 보태는 것이 전부인 것을
용역깡패가 때리면 맞고,
경찰들이 끌고 가면 끌려가는 것이 전부이지만
외롭게 그들만의 싸움을 볼 수 없어
그냥 나란히 앉아 있는 것이다.
먼 산을 보면서,
하늘을 보면서
언젠가는 우리도 좋은 세상이 오지 않을까
답답한 마음에 믿음이 되어 보는 것이지
그들과 하나가 되는 믿음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