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남 / 1966년생 / 목수
다시 푸른 생명에게
괜한 짓을 하였나 후회가 됩니다.
제 몸을 썩혀 뿌리를 내리고
그리움 단단히 움켜쥐지만
흙 한 줌 없이 얼마나 버틸지
안타까이 바라봅니다.
빛을 향해 힘차게 뻗어 올리는
그 그리움이 부질없는 눈물이 될까
가슴 졸여, 아침이면 깨어
가장 먼저 눈길을 줍니다.
사랑도 이렇게 떨려오는 그리움만 남기고
끝내 꽃이 피지 못할까
시들어버릴까 걱정이 앞섭니다.
그러나
빛 한 줄기 없이도 흙 한 줌 없어도
갇힌 창살 속에서도 뜨거운 가슴에
생명을 틔워내고 봄을 알려 내는데
꽃을 피우지 못한들 꿈이야 꺾이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