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남 / 1966년생 / 목수
봄비
모든 감각은 소리로 느낀다.
소리는 촉수가 되어
빛과 어둠의 깊이를 느끼고
창살 밖, 촉촉이 젖는 빗소리에
그리움이 움트는 소리를 듣는다.
처연히 비를 맞고 서 있는
나무의 마음을
계절의 작은 변화에도
그리움이 한발 앞서 오는 것은
누군가를 향한 간절함 때문이리라
봄비 내리고
빗소리에 젖는 가슴에는
그리움이 움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