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남 / 1966년생 / 목수
그대 행복한가?
야만의 한 시대는 가고
독재자의 총칼에 서러진 젊은 넋들을 위한 노래는
어느새 추억의
팝송처럼 아련한 기억이 되고
밤마다 술로 뜬 눈을 지새우던 젊은 벗들도
어느새 찌든 삶의 한 자락을 움켜쥐고
잊혀져 가는데
그대는 행복한가
그대들이 절망했던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그리움은 어디에 있는가?
뒷골목의 술주정도
밤새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며
아픈 기억들만 남아 있는 지금
그대 행복한가?
한 시대의 절망이 지나가면서
한 시대의 희망도 사라져 갔는가
더 이상 독재자의 총칼과 군화발이
민중을 억압하지 못한다
아니 총칼보다 세련된
더욱 정교한
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통제와 감시는 내 안에서 이루어지고
허무와 체념 속에
끊임없이 고립되고
개별화되어 가는데
그대는 행복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