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남 / 1966년생 / 목수
옥이식당
절정에 달했다는 한파가 지나고
새벽시장은 어제보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식당 앞 화목 난로에는 불꽃이 어둠을 태우고
작업복 가방을 멘 이들은
해장으로 잔술을 마십니다.
옥이식당 유리창은 성에로 앞이 보이지 않고
이모라 불리는 주인 여자는
끓는 국솥에서 두어 번 국을 담았다 쏟아내며
선지국을 그릇에 담아냅니다.
“오늘 또 보니 조으네” 으례적인 인사를 건네는
사내는 막걸리 한 병을 들고 자리에 앉고
옥이 식당 이모라 불리는 여자는 말도 없이
사내에게 작은 종지 그릇에 밥 한술 담아
술국으로 내놓습니다.
그래도 식당 안에서 술 마시는 이들은
여유가 있어 보입니다.
식당 앞 화목 난로 가에서
잔술을 마시며 길게 담배 연기를 뿜어내며
누군가의 안부를 묻고
진해 어디에 일 갔다는 김씨의 행방을 묻습니다.
진해는 남쪽이라 좀 따뜻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