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남 / 1966년생 / 목수
이젠 돌아가야겠다. 마을로
고단하다.
내 생애 무거운 짊을 지고 살아왔던 날들
이제는 돌아가야겠다.
마을로,
마을로 내려가서
늙은 마을로 내려가서
빌딩의 그늘에 가려진
가난한 골목길에 평상이라도
하나 만들어 놓아야겠다.
상처받은 늙은 골목길에
꽃 씨 한 줌, 뿌려야겠다.
이젠 돌아가야겠다. 마을로
더 이상 팔리지 않는 내 노동의 가치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골목 어귀에
나무 의자 하나 내어 놓아야지
내가 모르는 누군가
피곤한 몸 잠시라도 쉬어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