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남 / 1966년생 / 목수

내가 아파하는 것은

선남 1 1,213

내가 아파하는 것은

 

 

낼 세금 다 내고,

지켜라는 법 다 지키면

공장 문 닫는 게 났다고

근로기준법은 빨갱이 법이라고

길길이 날뛰더니

친인척, 고향 선후배로 옭아맨

사장의 이간질에

 

나이 어린 동료에게 멱살을 잡히고

목울대를 맞아도, 돌아서는 등 뒤에

비웃음과 조롱이 아프게 꽂혀와도

그저 고개를 떨구고 말았습니다.

 

넋 나간 사람처럼

실없이 웃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들의 매질보다 더 아프게

내 아이의 맑은 눈동자가 밟혀오기 때문입니다

 

사장이 낸다는 술 몇 잔과

노리개로 불러준 노래방 아줌마 앞에

용감했던 그들도

기다리는 아내와 아이가 있을 텐데

 

고향 선후배로, 친인척으로 옭아맨

사장의 이간질 앞에

관리자의 구슬림 앞에

폭력을 휘두르는 저들의 아픔까지

눈에 밟혀 오기 때문입니다

 

내가 아파하는 것은

쫓겨나고 떠도는 하청노동자의

불행한 운명만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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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선남
아주 짧은 기간이지만 트럭기사로 보낸 시간이 있었다. 운전기사 10여명이 섬유공장 돌아다니면 원단 포장했던 스티로폼을 회수하는 일인데, 근로기준법도 근로시간도 계념자체가 없었고, 나도 뭔 노동운동을 하기 위해 취업했던 것이 아니라, 그냥 시키는대로만 했는데, 몇 개월 이야기하다보니 기사들끼리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왔고, 노동조합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진정을하자는 이야들도 나왔다. 선동을 하거나, 조직을 하자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는대로 아주 짧은 상식 몇가지만 이야기했는데 어떻게 회사 귀에 들어갔던 모양이다. 회사에서는 나를 제외하고 기사들을 술먹이고 노래방에 도우미까지 불러 놀게해 주고, 다음날 어느 놈이 나에게 시비를 붙어 나를 쫓아 낼려고 했던 것 같다.

  이것이 지금의 울타리 밖의 노동자들의 현실이다.
  이렇게 일하는 사람들이 현재 조직되지 않은 노동자의 현실이다. 15년전의 일만은 아닐 것이다. 지금도 변한 것이 없을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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