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남 / 1966년생 / 목수
광덕사 숲길
- 그림으로 시 읽기
가마니에 뼈들을 수습하여
광덕사 숲길에 묻었다지요.
포크레인 장비가 넘어지고,
가창 땜 축조 공사에서 돌들이 무너져 내려
몇 번의 고사를 지내도
파내고 또 파내도 뼈들이 나오고
일하던 인부들이 다치고
가마니에 뼈들을 수습하여
광덕사 숲길에 묻었다지요.
아무도 찾지 않는 산길에서
소복을 입은 여인은 하염없이 울고
울다 지쳐 돌아가곤 했다는데
그런 날이며
산과 숲은 어김없이 스산한 바람이 불고
바람 소리가 통곡 소리로 들렸다지요
나무도 피 갑 칠이 되어
붉은 노을을 더욱 붉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