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남 / 1966년생 / 목수
깡그리 잊고 싶은 내 잔혹한 삶의 기억을.
(채 영희 선생님의 이야기를 받아쓰다. )
깡그리 잊고 싶은 내 잔혹한 삶의 기억을.
내 마음 골방에 깊이깊이 숨겨둔 그 아픔의 기억을
토막토막 동가리 난 내 머릿속의 기억을
영혼마저 털려버린 그 멍한 기억을
죽어도 꺼내지 않겠다고
자물쇠를 채웠던 그 기억을
이제 죽어가는 동지를 보고와 이 새벽
10월 문학 글쟁이들한테
내 마음 털고 싶다. 소나기가 그친 새벽
앞집 닭들이 산중의 새벽을 깨우려 내기하듯 목청 뽑는다.
바람에 그네를 타고 있는 삼베 커튼에
꺾어진 난초 묵화 옆에(상처투성이의 영혼을 헹구고 싶다)
라고 쓰여 있네
내 마음을 대변하고 있는 것 같네
한밤에 털고 싶은 맘
아침 햇살 퍼지면 말문 닫힌 지가 언제부턴가
오늘 동트기 전에 카톡에 내 마음 낙관을 찍고
보낼까 말까 어쩔까 그래 부딪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