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남 / 1966년생 / 목수

이제 살아오십시오

선남 0 792

이제 살아오십시오

 

당신의 뜻대로 바리케이트를 철거했습니다.

현중이를 살려내라고 세원정공 철문에 매달려

몸부림치시던 어머님,

상복 대신 투쟁 조끼를 입어야 했던 기막힌 현실

어둡고 답답한 노동자의 현실 앞에

자기 몸을 불태워 어둠을 밝혀야 했던

당신의 뜻대로

노동조합 탄압 중단, 노조파괴자 3인을 쫓아냈습니다

 

이제 살아오십시오

가족들의 품으로 동지들의 곁으로 돌아오십시오

 

이 현중, 이 해남 동지

노동조합을 만들고 단 한 번도 벗을 수 없었던 투쟁조끼 대신

흰 수의를 입고 어디를 간다 말입니까?

 

철제 발리케이트를 뚫고 그토록 돌아가고 싶었던

세원테크 천안공장,

우리들의 꿈과 희망을 야금야금 갉아먹던

우리들의 피눈물이 고여 있는 공장으로 가는데

이제 살아오십시오

 

구사대, 용역 깡패의 폭력

관리자들의 이간질과 감시카메라가 돌아가는 현장에

삭막한 기름투성이 공장에 민주노조 희망의 싹을 품어

인간으로 소리치고 싶었던

노동자로 일어서고 싶었던

우리들의 꿈과 희망을 다시 한 번 일으켜 세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민주노조! 생명과 맞바꿔야 했던 민주노조의 깃발을 들고

세원자본의 탄압에 몸서리치며 손배 가압류의 족쇄를 끊고

어깨 걸고 함께 가야하지 않겠습니까

 

얼마나 춥고 외롭고 힘들었습니까?

두개골이 함몰되면서도 뚫으려고 했던 바리케이트

자기 몸을 불살라 기어이 지켜내려고 했던 민주노조

노동자의 길 노동해방의 길목에

천만 노동자들이 어깨 걸고 이제 우리 돌아갑니다

 

이현중, 이해남 동지여!

세원테크 공장으로

분노와 절망의 공장에서 천만 노동자의 희망을 생산하는

그대들의 생명과 맞바꾸면서 지켜낸 민주노조의 상징

동료들의 눈빛이 살아나고 우리들의 노동이

우리들의 삶과 꿈이 영글어 가는 세원테크 공장으로 돌아갑니다

삶과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는 것이 아니라

삶과 죽음도 갈라놓을 수 없었던 노동자의 영혼

동지여 그대들은 이미 우리 속에 우리와 함께 있습니다

살아남아 우리의 가슴속에 우리들의 영혼 속에 함께하는

이현중, 이해남 동지

동지들이 가고자 했던 동지들이 이루고자 했던

민주노조 사수와 노동해방의 길

이제 살아오십시오

동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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