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남 / 1966년생 / 목수

영등포역

선남 0 899

영등포역

 

상처받은 짐승처럼

성치 못한 몸으로

삶의 의욕마저 꺾인 사람들이

자본의 그늘이 되어 있다

 

언젠가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할

내 삶의 이정표처럼 보여

소름이 끼친다

 

겨우 붙어 있는 생명도

장기 매매상의 표적이 되거나

흔적도 없이 어느 날 사라졌을 때

또 다른 사람들이

그 자리를 메꾸는

영등포역을 지날 때마다

소름이 끼친다

 

다친 허리 통증에

일 나가는 것도 부담스럽다는

철근공 허씨의 얼굴이

겹쳐져 떠오른다

 

현장을 옮겨 다니면서

오야지가 바뀌고 새 현장을 들어갈 때마다

21mm 장대를 매고 쓰러지지 말자고

그 독한 술을 점심대신

먹는다는 허 씨의 얼굴이

영등포역 앞 노숙자의 얼굴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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