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남 / 1966년생 / 목수

봄의 언덕에서

선남 1 1,084

봄의 언덕에서  

 

 

삶의 멍에처럼

지워도 지워도 지지 않았던

기름때 절은 작업복

하루만 입어도

기름때 얼룩이 피곤으로

겹쳐지겠지만

풀 먹인 다림질로

산뜻한 아침 출근길

열어보았으면 했습니다.

 

봄의 막바지 언덕길에

젖먹이 들쳐업고

남편 따라나선 출근길

 

백운공원

떠밀리고 발길에 차이는

군사작전의 전경들 앞에

자지러지는 아이의 울음소리

매서운 겨울바람

꺾여버리고 비틀린 앙상한

목련은 서럽게 봉오리를 맺습니다

 

헤어진 작업복 기워

내일 또

아이를 들쳐업고

새벽 출근길 따라나서겠습니다

아픔으로 봉오리를 맺는

목련의 겨울처럼

아이는 겨울을 견디는

우리의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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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선남
*** 3월 7일 출근길 버스 앞에서 젖먹이에게 젖병을 물리고 있는 아주머니 사진을 보고 견딜 수 없는 아픔이 몰아쳐 왔습니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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