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남 / 1966년생 / 목수
봄의 언덕에서
삶의 멍에처럼
지워도 지워도 지지 않았던
기름때 절은 작업복
하루만 입어도
기름때 얼룩이 피곤으로
겹쳐지겠지만
풀 먹인 다림질로
산뜻한 아침 출근길
열어보았으면 했습니다.
봄의 막바지 언덕길에
젖먹이 들쳐업고
남편 따라나선 출근길
백운공원
떠밀리고 발길에 차이는
군사작전의 전경들 앞에
자지러지는 아이의 울음소리
매서운 겨울바람
꺾여버리고 비틀린 앙상한
목련은 서럽게 봉오리를 맺습니다
헤어진 작업복 기워
내일 또
아이를 들쳐업고
새벽 출근길 따라나서겠습니다
아픔으로 봉오리를 맺는
목련의 겨울처럼
아이는 겨울을 견디는
우리의 희망입니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