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남 / 1966년생 / 목수

애기 무덤 풀꽃

선남 1 1,193


애기 무덤 풀꽃

 

 

울 애기 무덤가 핀 풀꽃

그 위에 이슬이 맺히거든

제 엄마 품 안겨보지 못하고

차마 울음마저 멎어버린

눈물이라 생각하오

 

화장대 위에 걸려 있는

인형 신발같이 작은

울 애기 신발 얼룩져 있어

아내 몰래 숨겨두고

미역국 끊여 놓고 나서는

이 길이

왜 이리 멀까

끝이 없을까

 

가다가 가다가

걸음을 멈추고 되돌아가고 싶고

가다가 가다가

털썩 주저앉고 싶지만

비켜 갈 수도 돌아갈 수도 없는

여기가 울 애기 무덤

 

풀꽃처럼 피어 있는 꽃 무지

 

아가

애기나리 참꽃처럼

피어나라!

내 땅에서 내 눈물로 피어나라

네 어미의 눈물 머금고

네 아비의 소금 땀으로 피어나라

이 담에 다시 태어나

저 꽃신 신고 훨훨

봄 동산 나비 되어 꽃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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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남
개인적으로 참 애착이 가는 시다. 대우자동차 해고투쟁 때 쓴 연대시다. 그 당시 투쟁의 과정 속에서 임산부가 경찰에게 짓밟혀 유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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