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남 / 1966년생 / 목수
애기 무덤 풀꽃
울 애기 무덤가 핀 풀꽃
그 위에 이슬이 맺히거든
제 엄마 품 안겨보지 못하고
차마 울음마저 멎어버린
눈물이라 생각하오
화장대 위에 걸려 있는
인형 신발같이 작은
울 애기 신발 얼룩져 있어
아내 몰래 숨겨두고
미역국 끊여 놓고 나서는
이 길이
왜 이리 멀까
끝이 없을까
가다가 가다가
걸음을 멈추고 되돌아가고 싶고
가다가 가다가
털썩 주저앉고 싶지만
비켜 갈 수도 돌아갈 수도 없는
여기가 울 애기 무덤
풀꽃처럼 피어 있는 꽃 무지
아가
애기나리 참꽃처럼
피어나라!
내 땅에서 내 눈물로 피어나라
네 어미의 눈물 머금고
네 아비의 소금 땀으로 피어나라
이 담에 다시 태어나
저 꽃신 신고 훨훨
봄 동산 나비 되어 꽃이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