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남 / 1966년생 / 목수
붉은 사랑
나를 버리지 마라,
나를 잊지 마라.
나는, 나에게 수없이 되뇌인다.
나를 죽이지 마라
살고 싶은 세상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를 죽이지 마라
죽음이 두렵지는 않지만. 그래도
생의 끈을 스스로 놓지는 말자고
나를 일으켜 세운다.
세상에서 버림받았지만
나에게서 마저 버림받을 수 없지 않는가?
진이 빠져 버린 늙은 몸이나
성치 않는 몸으로 일당벌이를 나서는 새벽
번번이 거절하는 용역회사는
나를 폐기한 노동력으로 취급하지만
그래도 할 일이야 남아 있지 않겠는가?
나와 함께 늙어 가는,
낡은 집
그 집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도 있으니
문풍지가 밤새 울고
얼어터진 수돗가에 고드름이 울어도
가난이, 절망이
하늘이 내린 천벌은 아닐 진데.
나를 버리지는 말자.
사랑이여
잊혀 지지는 말자
살아 온 세월의 풍파여.
나 오늘 여기 있으니,
내 가난한 몸에도 사람의 체온 흐르니
그 피는 붉지 않겠느냐
붉은 사랑.
나를 버리지 마라
설령 '늙은'을 '늙어'의 대구 향토말법으로 본다고 해도, 받침은 아니지요. 고치는게 맞지 싶습니다.
향토말법으로 한다면, '늙으가는'으로 해야 되지 않습니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