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남 / 1966년생 / 목수
키 작은 동백나무
- 한 혁명시인을 그리워
혁명가 체게바라의 사진이
가장 반혁명적인 자본의 상품을
선전하는 포스터가 되었듯이
두렵다
이 그리움마저
욕되게 할까 두렵다
밤새 내리는 빗소리에 뒤척이고
키 작은 동백나무는 비에 젖는다.
이 떨리는 그리움만큼
밤이 새도록 비를 맞으며 걷고 싶은데
산을 넘고, 들을 건너 밤새도록 걷다가
여명이 밝아오면 그곳에 털썩 주저앉고 싶은데,
두렵다.
이 간절함 마저 욕될까
2연과 마지막 연을 들어 쓴 것은 두려움과 떨림을 극대화하기 위한 표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