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남 / 1966년생 / 목수

이렇게 비 오는 날,

선남 0 1,283


이렇게 비 오는 날,

- 그림으로 시 읽기

 

 

 

큰비가 내리면

흙 속에 묻혀 있던 뼈들이 드러나고,

 

깜깜한 겨울밤,

반딧불이가 날아다니지도 않는 그 겨울에

광덕사 숲길에는 인광이 빛을 냈다고 한다.

 

굿은 비가 내리는 여름날 밤에는

난데없이 사람 소리가 들리고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가창 땜,

산길 숲 어디에

아직도 멈추지 않는 눈물이여

 

이렇게 비 오는 날,

이렇게 비 오는 날,

이렇게 비 오는 날,

산사태라도 났으면 그 뼈들이 한꺼번에 드러날까

 

이제는 용서하고,

이제는 화해하고,

이제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야 할

무덤도 십자가도 없는

영혼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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