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남 / 1966년생 / 목수
이렇게 비 오는 날,
- 그림으로 시 읽기
큰비가 내리면
흙 속에 묻혀 있던 뼈들이 드러나고,
깜깜한 겨울밤,
반딧불이가 날아다니지도 않는 그 겨울에
광덕사 숲길에는 인광이 빛을 냈다고 한다.
굿은 비가 내리는 여름날 밤에는
난데없이 사람 소리가 들리고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가창 땜,
산길 숲 어디에
아직도 멈추지 않는 눈물이여
이렇게 비 오는 날,
이렇게 비 오는 날,
이렇게 비 오는 날,
산사태라도 났으면 그 뼈들이 한꺼번에 드러날까
이제는 용서하고,
이제는 화해하고,
이제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야 할
무덤도 십자가도 없는
영혼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