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남 / 1966년생 / 목수
죽음의 바다
남쪽에서 올라오는 매캐한 연기
살이 타는 냄새
비명과 아우성 죽음의 순간
다급하게 쇠창살을 흔드는
쇳소리가 새벽을 울린다.
가난한 조국을 떠나
돈 벌어 오마 하던 그 약속,
눈물로 적셨던 이별의 가슴을 안고
일을 찾아 바다를 건너온 사람들,
인종차별과 멸시를 가난한 운명 탓으로 돌리고
죽음에 대한 공포, 산재의 위협에도
일밖에 몰랐던 노동자
철근을 세우며 새벽이 밝았고
임금을 떼여도 참아야 했던
한국말이 서툴던,
언젠가 한 번 같이 일을 했을, 김씨가 아니었을까.
그 착하고 순한 눈빛이
죽음의 순간 얼마나 두려웠을까.
매질과 학대
인간 사냥과 강제추방으로
꿈속까지 쫓기던 짐승의 울부짖음이
새벽을 울린다.
2007년 2월 여수의 바다는 죽음의 바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