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남 / 1966년생 / 목수
침묵의 시간
선방에 앉아 좌선 하듯
고요를 느낀다.
풍경(風磬)은
바람이 지나간 길을 알려주듯
바람이 부는 건가, 어깨가 시리다.
새벽,
바람이 우는 소리보다
정해진 시간을 따라 순찰하는
교도관의 발자국 소리만
정지된 침묵의 시간을 푸는 열쇠가 된다.
속세의 미련을 끊어내듯
애처로운 사랑도,
뜨거웠던 거리의 목마름도 잊어야겠어.
이 밤,
누군가를 부르는 저 신음소리
저 기침 소리는
누구의 신열인가
무슨 애끓는 사연이 저다지 아픈가.
이미 실형 3년을 선고받고 항소심을 하고 있는 중이라, 석방되리라고 기대도하지 않았고 체념을 하고 있을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