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덕1963년생 / 자동차 부품 하청노동자

 

퇴직금 생기는 날

해방글터 0 689

 

 

공장 들어갔는지 일 년 되는 날

좋아하는 비까지 부실부실 내리고

퇴근길 소주 한잔하자는 

동료들 유혹 뿌리치고

 

일 년 동안 집안 살림에

개구쟁이 두 놈까지 키운다고

고생하신 시어머님 위해

통닭 한 마리에 소주 한 병 사들고 와

못 마시는 술 억지로 두 잔 드리고

나머지는 술꾼 며느리가 홀짝

 

도중에 휴업기간도 있었지만

만근수당 3만원이 아까워

지각, 조퇴 없이 

월차한번 사용 안하고

사장 위해 열심히 돈벌어준 나

 

동네 푼수 아낙네들이랑

놀면서 먹고 찌운 살

입사 석 달 만에 7kg 빠지더니

프레스하면서 3kg 더 줄고

울 동네 아지매들

돈 벌고 살 빠졌다고 부러워 하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핑 도는 현기증

 

몸은 고달프고 힘들어도

내가 존재하고 있다는 뿌듯함을

노동을 통해 배우고 깨닫다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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