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덕/ 1963년생 / 자동차 부품 하청노동자
베트남에서 온 투옥이가 늦게 출근한다고 한다
혼자서 재단하고 사상하랴 비지땀 흘리며 일하지만
그녀가 왜 늦는지 알기에 힘들어도 참아야 했다
이틀 전 베트남에서 친정엄마가 위가 좋지 않아 병원에 입원했는데
수술해야 된다는 연락을 받고 붉게 눈시울을 적시던 그녀
오늘은 베트남에 돈 보낸다고 늦는다한다
매일 잔업에다 쉬는 날 특근까지 하며 열심히 사는 그녀는
베트남에 동생이 다섯이나 된다고 한다.
어릴 적 생각이 난다
엄마는 겨우 한글 뗀 나에게 객지에 있는 언니한테 편지를 쓰게 한다
집안 어려움을 주절주절 넋두리 하고 난 받아 적고...
그 편지받아 읽고 속상해서 울었을 언니가 생각난다
투옥이를 보면서
고단했던 언니의 삶과
가난을 이겨내기 위해 먼 타국까지
시집와서 맞벌이에
친정가족들 챙겨가는 투옥이의 고단한 삶이 엉켜있다
2014년 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