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덕1963년생 / 자동차 부품 하청노동자

 

​투옥이

해방글터 0 818

 

   

 

베트남에서 온 투옥이가 늦게 출근한다고 한다

혼자서 재단하고 사상하랴 비지땀 흘리며 일하지만

그녀가 왜 늦는지 알기에 힘들어도 참아야 했다

 

이틀 전 베트남에서 친정엄마가 위가 좋지 않아 병원에 입원했는데

수술해야 된다는 연락을 받고 붉게 눈시울을 적시던 그녀

오늘은 베트남에 돈 보낸다고 늦는다한다

 

매일 잔업에다 쉬는 날 특근까지 하며 열심히 사는 그녀는

베트남에 동생이 다섯이나 된다고 한다.

 

어릴 적 생각이 난다

엄마는 겨우 한글 뗀 나에게 객지에 있는 언니한테 편지를 쓰게 한다

집안 어려움을 주절주절 넋두리 하고 난 받아 적고...

그 편지받아 읽고 속상해서 울었을 언니가 생각난다

 

투옥이를 보면서

고단했던 언니의 삶과

가난을 이겨내기 위해 먼 타국까지

시집와서 맞벌이에

친정가족들 챙겨가는 투옥이의 고단한 삶이 엉켜있다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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