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덕1963년생 / 자동차 부품 하청노동자

 

​언니

해방글터 0 2,285

 

 

누덕누덕한 가난에

질퍽하게 퍼질러놨던 8남매

돌림병에 다른 집구석 자식 놈들은 잘도 죽어나가는데

이것들은 무슨 천수를 타고나서 생고생 시킨다고 

세상살이 버거워 욕지거리 퍼붓는 엄마를 대신해

세상과 타협 할 줄 몰랐던 꼬장꼬장한 아버지의

무능력함을 대신해 

허기진 배고픔에 눈물 흘리는 동생들이 가여워

학교 담벼락만 쳐다보고 있는 동생들이 불쌍해

10살 난 언니는 남의집 식모살이를 갔다

평생 남의집 식모살이로 동생을 키우고 

그 손으로 시장통 한쪽 모퉁이에서 

가난에 베인 사람들 

밥을 지으며 살아가는 언니는

중년이 넘은 동생들이 걱정스러워

멀리 떠나지 못한 채 

밑반찬에 양념이며 김치까지 꼭꼭 챙겨 나눠준다

행여 동생들이 마음고생하며 살까 싶어

제부들 마음까지 맞춰 살아가는 언니의 엄마 품에서

나는 오십의 나이를 맞이하고 있고

언니는 여전히 가난에 뒹굴던 어릴 적 삶을 기억하고 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

카테고리
반응형 구글광고 등
최근통계
  • 현재 접속자 1 명
  • 오늘 방문자 72 명
  • 어제 방문자 205 명
  • 최대 방문자 2,936 명
  • 전체 방문자 460,418 명
  • 전체 회원수 15 명
  • 전체 게시물 15,811 개
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 네이버밴드에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