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덕1963년생 / 자동차 부품 하청노동자

 

어느 죽음

해방글터 0 854

 

 

한사람이 죽었다

그의 죽음 앞에 엇갈리는 시비

 

맨손주먹의 신화를 이루었다고

국가경제 이바지 한 공이 크다고

재계의 대부가 죽었다고

 

씨발 놈 잘 죽었다고

돈 있다고 천년만년 살 듯이

목숨 연장하더니

자연의 섭리 앞에는 도리가 없었나보다

 

재벌공화국 황제 노릇하던 그가

죽어서도 황제가 되고 싶었나 보다

 

장례비용 28

 

평생 목숨 바쳐 일하다 떨어져 죽고 

기계에 몸 뚱아리 잘려나가고

구조조정으로 쫓겨난 노동자

희생으로 벌어들인 돈

 

황천길에 뿌려 놓는 28

 

단돈 몇 만원이 없어

자식위해 강도 짓 하는 애비

 

몇 천원이 없어 무료급식 

찾아가는 실직자

 

이 밤 다리 펴고 잘 곳 없어

지하도에서 역 대합실에서

신문 한 장 이불삼아 한뎃잠 자는 노숙자들

 

그 돈 고스란히 적선이라도 했더라면

그의 죽음 앞에 잘 가라고

목례이라도 할진데

 

 

  

20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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