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덕1963년생 / 자동차 부품 하청노동자

 

농성천막 걷으면서

해방글터 0 669

  

 

땅거미 지는 어스름한 퇴근길

찜통더위에 찌든 짠내 풍기며

모여드는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정관지역지회 조합원들

2001년 임금인상단체협약투쟁 고생했다고

넉 달 가까이 쳐둔 천막농성장 걷어낸 그 자리에

숯불 빨갛게 피워

석쇠위에 올려 논 싱싱한 백합 조개

 

꽉 다문 입

결코 벌어질 것 같지 않던 요놈들이

뻘겋게 달군 숯불에

슬슬 입 벌리는 꼬락서니가

어쩜 우리네 투쟁을 보는 듯 하고

 

소주잔 부딪치며

노릿하게 익은 조개 살

초고추장에 찍어

서로 입에 넣어주며

땀내보다 더 찐한 동지애가

농공단지 어둠속으로 짙게 깔린다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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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공장 교섭 타결로 정관지회 2001년

임단협 투쟁을 마무리 하던날

천막 걷어내고 그자리에서

숯불위에 백합조개 구워 

동지들과 한잔 하던 그맛, 소중한 자리

오랫도록 가슴에 남아 있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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