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덕1963년생 / 자동차 부품 하청노동자

 

그날

해방글터 0 631

 

 

19915

비릿한 바다냄새 나는

영도 한진 중공업

전노협만 탈퇴한다면

구속하지 않겠다는 적들의

간교한 회유와 협박에 당당히 맞서 싸우던

박창수위원장이

쇠사슬에 묶여 끌려가더니

차디찬 주검이 되어

우리들 곁으로 돌아오던 그날

 

검은 천

드리워진 연단에

열사의 장남

여섯 살배기 용찬이가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아빠가 좋아하시던 노래라며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를 부를 때

천오백 대오는

무너져 오는 원통한 마음에 끝내 오열을 토했다

 

그랬다

우리는 열사의 주검 앞에

용찬이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에 맹세했다

노동자가 주인 되는 그날까지

동지의 몫까지 투쟁하겠다고

 

20025월 부산역

박창수위원장 정신계승 및 112주년 세계노동절 기념식

그날 투쟁을 결의하던 동지의 얼굴도

그날 서슬 퍼렇게 일던 분노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아직 열사를 떠내 보내지 못한

선배노동자의

가슴 후비는 오열만이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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