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덕/ 1963년생 / 자동차 부품 하청노동자
-엄마라는 이름에
150톤 프레스에 매달려
떨려오는 두려움에도
주야 교대하는 남편
절반만 보고 사는 서글픔에도
이것이 우리네 삶이라고
운명처럼 받아들이자고
어금니 깨물어 보지만
늦은 밤
찬바람에 언 몸으로 들어서면
숙제 어려워 엄마 기다리다
책 가슴에 품고 자는
애 늙은이가 되어 버린 큰아이
젖가슴에 얼굴 묻고 자는 작은놈
보고 싶다 칭얼거리다
잠든 눈언저리에 묻어있는 그리움에
한없이 미어지는 가슴
세상 억센 바람결에 상처 입었을
잠든 아이들 꿈속에
엄마, 일 나가지 않아도
너희들 키울 수 있는 세상 만났으면....
2001년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