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덕1963년생 / 자동차 부품 하청노동자

 

맞벌이

해방글터 0 770

 

 

-엄마라는 이름에

 

150톤 프레스에 매달려

떨려오는 두려움에도

주야 교대하는 남편

절반만 보고 사는 서글픔에도

 

이것이 우리네 삶이라고

운명처럼 받아들이자고

어금니 깨물어 보지만

 

늦은 밤

찬바람에 언 몸으로 들어서면

 

숙제 어려워 엄마 기다리다

책 가슴에 품고 자는

애 늙은이가 되어 버린 큰아이

젖가슴에 얼굴 묻고 자는 작은놈

보고 싶다 칭얼거리다

잠든 눈언저리에 묻어있는 그리움에

한없이 미어지는 가슴

 

세상 억센 바람결에 상처 입었을

잠든 아이들 꿈속에

엄마, 일 나가지 않아도

너희들 키울 수 있는 세상 만났으면....

 

 

 

 

2001년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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