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덕/ 1963년생 / 자동차 부품 하청노동자
이 땅 어디엔들
핍박받고 억압당하는 민중이 없으랴
15척 높은 담장 안
감옥도 억울한 사연 수두룩하기만 한데
노동자가 노동조합 만드는 것도 죄가 된다고
강제로 쳐 넣더니
배 아플 때 비상약으로 쓰려고 텃밭에
양귀비 세 뿌리 심었다가
히로뽕으로 들어온 예순 살 넘은 할머니
남편죽고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자식 키우다가
사기로 잡혀와
혼사 잡아둔 딸내미 앞길 망쳤다고
숨넘어간 아주머니
부모님 일찍 여의고 배고픈 서러움 못 이겨
고아원에서 도망쳐 도둑질 하게 되었다는
한 경아의 애틋한 사연 까지도
죄인 아닌 죄인만 잡아와
오랏줄에 쇠사슬 묶어놓고
세금 도둑질하는 재벌 놈들
제 나라 백성 등쳐먹는 사기꾼 정치 모리배들
양심 버리고 사는 비리 공무원들은
15척 담장밖에 활개 치고 다니는데
2001년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