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덕1963년생 / 자동차 부품 하청노동자

 

너 태어남을 축복하는 날

해방글터 0 758

 

 

오늘 우리 큰놈 생일 날

관리자 눈치 보며 잔업 땡땡이 치고

쏟아져 내리는 햇볕 쬐며

신나게 달려왔습니다.

 

작은 케이크 하나에

통닭 두 마리가 전부인 생일 상

동네 형님들만 죄다 데리고 와

 

엄마 생일 선물은 가져 오지 말라고 했어요

생일은 마음으로 축하하는 거지 선물이

중요 게 아니잖아요"

 

초등학교 3학년짜리 큰놈의 깊은 마음이

나를 울리네요

 

우리 교육이 맞벌이 부부한테

얼마나 마음 아픈 일이 많은지

 

얼마 5천 원짜리 준비물이 비싸다고

모둠별 수업이니깐 친구한테 빌려 쓰면

되겠다고 생각하고선 어미한테 말도 안 하고

학교 가서는 준비물 안 챙겨 왔다고

수업시간 내내 손들고 벌섰다는 말에

 

무능력한 어미의 마음에

괜히 죄 없아들 종아리 때리고

구석에 틀어박혀 눈물 찔찔 흘리던 나

 

오늘은 놈 시장 데리고 가

가게에 들러 먹고 싶은 과자 하나씩

고르라고 했더니

눈치 빠른 작은 놈

"! 늘 우리 엄마 돈 많은 가봐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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