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덕/ 1963년생 / 자동차 부품 하청노동자
서슬 퍼런 구조조정 칼날에
피바람 부르던 긴겨울
가진자 세상에서
늘 움츠러들지만
우린, 결코 꺾일 수 없기에
겨우내 칼날 같은 얼음 녹이며
도도히 흐르는 시냇물
녹슨 철조망 사이로
가녀린 팔 벌려
희망이란 모진 삶 부여잡기 위해
몸부림치는
개나리 새순처럼
그렇게
봄은 그렇게
우리네 삶 속으로 어김없이 오고
2001년 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