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덕1963년생 / 자동차 부품 하청노동자

 

해방글터 0 596

 

 

서슬 퍼런 구조조정 칼날에

피바람 부르던 긴겨울

 

가진자 세상에서 

늘 움츠러들지만

우린, 결코 꺾일 수 없기에

겨우내 칼날 같은 얼음 녹이며

도도히 흐르는 시냇물

 

녹슨 철조망 사이로

가녀린 팔 벌려

희망이란 모진 삶 부여잡기 위해

몸부림치는 

개나리 새순처럼

 

그렇게 

봄은 그렇게

우리네 삶 속으로 어김없이 오고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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