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덕/ 1963년생 / 자동차 부품 하청노동자
겨울 끝자락에 묻어있는
어릴적 추억하나
시커먼 탄가루 찌든 고향집 뒤뜰
가마니 덮고 땅속깊이 묻어두었던
고구마, 마지막 남은 놈들 꺼내
불씨 틔운 숯불 틈 사이
요리조리 굴리다
검게 그을린 껍질 벗겨
김이 모락모락 나는
샛 노오란 속살
신 김치에 한입 싸서
허기진 목구멍으로
스~윽 넘기면
"앗! 뜨거“
200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