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덕/ 1963년생 / 자동차 부품 하청노동자
승산 없는 투쟁이라고
계란으로 바위 치기 같은 싸움에
깨지는 건 언제나 너희들뿐이라고
비아냥거리지만
밥그릇조차 빼앗아 가려는
너희음모
앉아서 당할수만 없었지
세상이 아무리 달라졌다고 해도
늘 노예 같은 우리네 삶
돈벌이 시원치 않다고
손때 묻은 공장 팔아버리려는
자본에 맞서
투쟁의 깃발을 들어야 했었지
어쩌면 외로운 우리들의 긴 투쟁이
혹독한 이 겨울 끝날 무렵
깊은 상처로 남겨질지 모르겠지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노예이길 거부했던 철저한 이 싸움이
내 생애에 가장 아름다운 삶으로 남아 있으리...
2002년 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