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덕/ 1963년생 / 자동차 부품 하청노동자
누덕누덕한 가난에
질퍽하게 퍼질러놨던 8남매
돌림병에 다른 집구석 자식 놈들은 잘도 죽어나가는데
이것들은 무슨 천수를 타고나서 생고생 시킨다고
세상살이 버거워 욕지거리 퍼붓는 엄마를 대신해
세상과 타협 할 줄 몰랐던 꼬장꼬장한 아버지의
무능력함을 대신해
허기진 배고픔에 눈물 흘리는 동생들이 가여워
학교 담벼락만 쳐다보고 있는 동생들이 불쌍해
10살 난 언니는 남의집 식모살이를 갔다
평생 남의집 식모살이로 동생을 키우고
그 손으로 시장통 한쪽 모퉁이에서
가난에 베인 사람들
밥을 지으며 살아가는 언니는
중년이 넘은 동생들이 걱정스러워
멀리 떠나지 못한 채
밑반찬에 양념이며 김치까지 꼭꼭 챙겨 나눠준다
행여 동생들이 마음고생하며 살까 싶어
제부들 마음까지 맞춰 살아가는 언니의 엄마 품에서
나는 오십의 나이를 맞이하고 있고
언니는 여전히 가난에 뒹굴던 어릴 적 삶을 기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