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살 내 꿈은
갈기갈기 찢긴
가난에서 벗어나는 일 이었기에
손가락 부르트는 가위질도
다리 퉁퉁 부어오르는 뜀박질쯤
박카스 한 병이면 거뜬했었지
미싱공 언니 모진 잔소리
생리대 심부름 수치심 정도야
화장실에 앉아 눈물 섞인
콧물 한번 풀면 그만이었지만
이 악물어도 참을 수 없어
캄캄한 자취방
베갯잇 흥건하게 적시는 그리움은
도시로 떠나오던 날
버스 정류장
눈물 감추며 배웅하던 엄마 얼굴이었지
2002년 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