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마시라 그리 일렀건만 - 부제 - 비님에게 비온 김에 하루 쉬지, 오늘 못 벌면 내일 벌지 하고
여기는 한라산기슭 600미터가 넘는 가난한 부자들만 모인 곳
하루 24시간중에 30분의 운동시간만 기다리는 600명이
햇살과 땅과 바람의 대화를 구름과 함께 엿듣기도 하고
철망아래에 노란 꽃을 틔운 갯솜방망이를 만납니다
철망사이로 제 맘대로 드나드는 동박새도 만나고요
그 분이 오시면 말라비틀어진 계곡 커다란 바위아래
국가의 법이 죄 있다 하여 구금된 600명의 사람들은
4.3 영혼들의 붉은 선혈이 서린 한라산 기슭에서
제주국립호텔 5동 2층 3호실 407번 수인이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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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가 제주에서는 가뭄 끝에 늦 장마가 올 때였어요.
미깡밭 – 감귤밭. 낭 – 나무. 우영밭 - 마당한켠의 작은 텃밭.
빌레왓 – 돌이 많은 구근작물과 엽채류를 농사지은 척박한 땅.
제주도와 통영, 목포인근의 섬과 해안가에서만 자생하는 식물입니다.
동박새는 사는 지역의 기후와 환경에 따라 색이 다르고
제주의 동박새는 방금 모내기를 끝낸 보리이삭같은 밝은 청녹빛을 띱니다.
무태장어 - 제주도의 하천은 대부분 건천입니다.
사시사철 물이 흐르는 하천이 드물게 있습니다.
건천이라 해도 땅밑으로 고여있거나 흐르는 아주 적은 량의 물에
생물들이 의지하여 살아내고 있습니다.
하나의 서사도 아니고 그렇다고 단촐한 묘사도 아니고
시의 형태를 갖췄으나, 서사든 묘사든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더 좋을 듯
아직 시가 시작법에 나오는 습작기 시의 흔적에 머물고 있다는 생각임
시는 사유고 세계관인데, 내용을 표현할 능력을 갖추는 것이 우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