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중 / 목수
어느새 달은 기울고
이민중
달이 차오를 때 만난 살아남은 이들과 함께
잊혀져간 사람들을 생각하며 술잔을 채운다
한잔 두잔 만월의 달이라
둥근 술잔 가득 채운다
술잔이 차오를 때마다
잊혀져간 이들을 떠올리며
지난 이야기들을 나눈다
어느새 달은 기울어져가고
채운 잔들을 비운다
술잔이 비워질 때마다
잊혀져간 이들을 떠올리며
지난 이야기들을 삼킨다
비우고.비우고.또 비워도
비워지지 않고
채우고.채우고 또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허기진 역사속에서
잊혀지지 않으려 발버둥치는 밤을 삼키며
살아낸 이들의 새벽이 밝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