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말하지마라
이 민중
바쁜 점심시간 건설로동자들이 모인 식당
식당의 종업원은 두 명
마흔 석의 테이블이 꽉 차있다
반찬이 늦게 나와도 적게 나와도
종업원의 할 일은
반찬을 가져다 달라
국을 가져다 달라
밥을 가져다 달라 하면
가져다주는 것 일뿐
당신보다 아랫사람도 아니니 반말하지 말라
정 급하면 주방에 가서 당신이 가져다 먹어라
당신은 혁명이후에
하루 종일 서빙하면서 반말 듣는 형벌에 처할 것이다
식당에 들어가서
안녕 하세요. 인사하고
반찬 쫌 더 주세요. 하고
국 쫌 더 주세요. 하고
밥 쫌 더 주세요. 하고
종업원이 왔을 때
빈 그릇을 정리해서 내밀어주니
반말로 큰소리치는 당신의 식탁보다 더 빨리 나왔지
반말로 큰소리치는 당신의 식탁보다 더 많이 나왔지
기분 좋게 먹고 나설 때 “잘 먹었습니다” 인사하니
“안녕히 가셔요” “또 오셔요” 화답했지
당신이 문 앞을 떠나니 소금뿌리더라
편의점직원이 모든 판매물품을 설명 할 이유는 없다
모든 식품을 맛 볼 이유는 없다
편의점직원은 고객이 물어보는 상품의 위치를 알려줄 뿐
가격표시가 없는 물품의 가격을 알려 줄 뿐
당신이 계산대에 올려둔 물품을 바코드에 찍고
나온 숫자만큼 현금을 받는 것일 뿐
당신의 하잘 것 없는 질문에 답할 이유가 없다
안녕하세요. 인사하고 들어서고
바코드에 찍힌 숫자의 현금을 주면서
수고하세요. 인사하니
유통기한 두 시간 남은 도시락과 햄버거와
각종냉동식품들을 챙겨주더라
나이도 아니고, 직업도 아니고, 성별도 아니고
인간이 인간을 존중할 수 있는 인간의 이유
그러니 반말하지 말라
시작노트 – 어제의 일기입니다. 일상생활에서 겪는 모든 것이 시가 되어야 한다.
시의 오만방자함은 한편의 시속에 질문이 있고 답이 있고, 그 모든 상황을 이해 할 수 있어야 한다. 시에 질문을 던지고 답을 요구하는 것은 그 시가 모자란 시거나 덜 된 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