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중 / 목수


그 하잘 것 없는 경계선을 당장 걷어치워라

이민중 0 2,177
그 하잘 것 없는 경계선을 당장 걷어치워라

 

이 민중

 

그 곳에서 너희들이 만든 경계는 대충 이러하다

 

부서진 바위가 군사기지가 되어버린 문 앞에서

가짜국가안보와 진짜자연보호로

 

송전탑이 들어선 어느 시골마을 뒷산에서

기업만을 위한 국가사업과 주민의 삶으로

 

사십오 미터 굴뚝위에서 사백팔 일을 살다가 내려온 공장담벼락아래에서

해고노동자와 예비해고노동자로

 

이백구십일 하고도 육 일을 살다가 내려온 공장 옆 송전탑아래에서

비정규직과 예비 비정규직으로

 

철거민 다섯 명과 경찰특공대 한명이 사망한 망루에서

대기업을 위한 재개발과 정당한 보상요구로

 

내장이 녹아내리는 사십육일의 단식농성장에서

유가족과 마음을 함께 나누는 연대가족으로

 

천오백일을 넘게 지키고 있는 광화문 지하농성장에서

장애인과 예비 장애인으로

 

너희들이 만든 그 모든 경계선들은

그 어떠한 것도 경계가 될 수 없으니

 

그 하잘 것 없는 경계선을 당장 걷어치워라​​

 

 

시작노트 : 강정마을에서는 한달에 한번 시낭송(자작시.던 다른 시인의 시.던 관계없이)과

사진과 미술,영상,음악등의 문화예술노동자의 이야기시간과 짧은 공연 (연극이던,노래던,연주던 관계없이)이 있어요..

이번에는 제차례인데 매월 바뀌는 주제중에 1월 15일의 주제는 "경계" 입니다..

훌륭한 시들이 많지만 다른 시인의 시를 낭송하려니 자존심상해서 제가 생각하는 경계에 대해서 써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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