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중 / 목수


살아있냐고 물었다

이민중 2 800

살아있냐고 물었다


이민중

밤길을 걷다가 마주친 아기고양이 한마리
살아있음을 울어온다
대답한다.나는.나도 살아있다고

그 울음과 나의 대답에 또 한마리 울어온다
물어본다.나는.너도 살아있냐고

새벽을 기다리는 골목에서 만난
열마리와 한놈이 살아있냐고 물었다

살아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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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박상화
의학에선 심장이 뛰거나 뇌가 활동하면 살아있다고 하지요. 뇌사냐 심장사냐 죽음을 가르는 기준을 가지고 다투기도 하고요. 그러나 생물학에선 뇌도 심장도 없는 아메바같은 생물도 움직이면 살아있다고 합니다. 역사에선 이미 고인이 되신분들도 훌륭한 일을 하신 분들을 살아있다고 합니다. 고고학에선 오래전에 화석이 된 생물도 발견되면 살아있다고 표현 합니다. 지구과학에선 흙덩어리나 돌덩어리인 혜성도 살아있다고 표현합니다. 인문학에선 자각하는 존재를 살아있다고 합니다. 스스로에 대해 깨어 있으면 살아있다고 하는데, 사회과학에선 투쟁하는 행동을 살아있다고 하지요. 경제학에선 돈이 되어야 살아있는 것이 되겠지요. sns에서 보면 맛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환경을 살아있다고 하는 사람도 많고, 백화점이나 온라인에서 돈을 쓰는 것을 살아있다고 표현하는 사람도 부지기수입니다. 살아있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고은 시인은 살아있는 걸 1차 한잔하는 걸로 비유하고, 죽음을 2차가는 것으로 비유했는 데, 이민중시인의 살아있음이 매번 어두운 밤길 고양이와의 교감으로만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고, 어느 순간에 살아있음이 구체적이 되는지를 더 들어보고 싶습니다. 글을 쓴다는 건 사실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도대체 무엇을 가지고 나의 살아있음을 증명할 수 있는지 사람들은 늘 묻습니다.

고양이와 살아있는지 서로 묻는 따뜻한 마음이야말로 살아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열마리의 고양이가 두려움을 극복하고 살아잇냐는 질문에 응답했고, 작가의 마음속에 있는 '한 놈'이 또 묻습니다. 작가가 생각하는 살아있음의 경계가 어디인지 알 수 없지만, 살아있다고 느끼고, 살아있다고 답하는 그 순간이 살아있는 것이라는 말씀에는 수긍이 갑니다.
조성웅
제목이 가장 시적이다.
새벽을 기다리는 골목에서 만난 아기 고양이의 울어 오는 그 울음이 왜 살아있음인지, 내게도 좀더 이야기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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