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중 / 목수
악몽
이민중
간밤에 꿈을 꾸었다
영세사업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사십명이 조금 넘는 모든 동료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투쟁을 전개했다
칠년을 넘게 싸웠다
다섯명이 남았고
지역의 연대는 소홀해졌다
회사정문 농성천막에서
사장의 출근을 기다리다가
사장의 출근차량이 들어올 때
회사경비들과 관리자들에게 두들겨 맞았고
예전의 동료들은 못본척하며 출근하고 있었다
신고된 집회였기에 관찰하러 온 정보과형사는
길건너에서 공장장과 함께 담배를 피우며
웃으며 이야기하다가 나와 눈을 마주쳤다
나는
서러움에 복받쳐서 울다가
어금니 꽉 깨물다가
아랫입술 터진피를 닦으며
잠에서 깼다
꿈에서 깬 나는
온몸이 욱신거렸고
옷과 이불은 땀에 젖어있었고
베개와 눈가는 젖어있었다
꿈이었구나 하고 안도했을때
안도하는 내 자신의 모습이
씨발 진짜 개ㅈㅗㅊ같았다
현실은 나의 꿈보다
씨발 진짜 더 개ㅈㅗㅊ같기때문이다
시작노트. 랄 것도 없이 간밤에 꾼 꿈과 제 생각의 서술입니다
진보넷 모든 게시판의 규정이 욕으로 추정되는 단어 (숫컷의성기 외자단어)는 못쓰게 합니다. 그래서 ㅈㅗㅊ 으로 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