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밀양 송전탑투쟁10주년 시화전

밀양(密陽)

선남 0 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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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기 사는 나무같은 사람들이라

나무에 금칠을 해 놓고 뿌리를 뽑아버리면 나무가 좋다고 하겠나

 

이제 할머니들 가슴을 파고 송전탑이 섰으니

이 할머니가 힘으로는 뽑아내지 못하겠지만

마음은 다 뽑아 한전 마당에 패대기를 치고 싶은거라

 

국책 지랄하네

나라에 전기가 진짜 모자라면

집 마당을 호미로 파서라도 송전탑 세울 사람들이라

언놈 돈버는 지랄 하느라고

이 할머니들 피눈물을 뺀거지 그게 무슨 국책인가

 

죽어도 벼락을 맞아 죽고

살아도 똥구녕에 말뚝을 박고 살 노무새끼덜

너희는 힘없는 할머니 가슴에 송전탑 박아놓고

작전성공한 줄 알겠지

너희가 박아놓은 건

언젠간 썩어 철거할 송전탑이 아니라

역사책에 두고두고 남을

밀양 할머니들의 목숨을 건 10년 투쟁의 기록이다

 

두고 보아라

힘없는 사람을 힘으로 짓뭉갠 깡패같은 짓거리가

송전탑마다 새겨져 이어질 것을

밀양 할머니들의 저항 이야기가

너희 송전탑보다 더 오래오래 밀양을 지키고

송전탑이 꺼꾸러지는 걸 보고도 남을 것을

 

 

2015.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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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밀양 송전탑 투쟁사 소개

 

평생을 엎드려 땅만 파던 70대 노인들을 일으켜 세워

벌목현장에 쇠사슬로 목을 걸게 만든, 

한 겨울 눈보라를 맨 몸으로 맞고 앉아있게 만든, 

분신으로 음독으로 사망하게 만든,

2005년 밀양 노인들의 투쟁은 그렇게 시작된다

 

발전소 21개, 전기가 남아돈다는 뉴스에도 

한전은 원자력발전소를 더, 전기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울산 신고리원자력발전소에서 밀양을 거쳐 창녕변전소로 가는 

평균 100미터, 아파트 40층 높이의 

765만볼트 송전탑 162개, 밀양지역에만 69개

 

송전탑 아래에선 코드도 안꼽은 형광등이 켜진다. 

텔레비젼의 전자파도 유해하다는데, 

765만볼트 송전탑의 전자파는 생명을 잉태하지 못한다

사람은 발암, 소돼지는 기형, 

송전탑 아래는 농협이 대출도 안해주는 죽은 땅, 사지死地다.

 

면소재지에도 송전탑이 서고

초등학교 뒷 야산에도 서고

중학교 뒷 농지에도 서고

논 가운데도, 밤밭에도, 수녀원 앞에도 선다

요양을 위해 내려온 평밭마을에도 송전탑이 선다

노인이 여생을 의탁하려던 산속 마을에 

송전탑이 따라와 우뚝 선다

 

한전은 국책공사라며

마을끼리 주민들을 이간질하고

힘으로 그들의 작전을 밀어 붙였다

국책공사였으므로 작전이 묵시되었다, 정의를 앞세운 사법부의 판단이 그러했다

 

야산 6700평 밤나무 밭에 송전탑이 서면 항공방제를 할 수 없어

년 700만원 소득을 올리던 40년 밤농사 전부를 포기해야 한다. 

밤밭 보상금 150만원.

 

고요해야할 수녀원 바로 앞에 송전탑이 세워지면

찢어지는 귀신소리같은 송전탑의 울음소리

반대하는 수녀원에

일주일 내내 한전직원들이 새벽미사를 찾아와 압박했다 

 

상동면 18개마을 주민 3500명중 34명만 두고 주민설명회를 했다. 

지주 모르게 강제수용된 토지들, 어느날 보상금 찾아가라더니

공사강행, 밀어부치기

평지도 힘든 노인들이 산에 기어올라 벌목을 맨몸으로 막아섰다

70명이 넘는 주민들이 고소고발을 당했다

사법부는 70, 80된 노인들에게 벌금과 징역형을 때렸다

어린 용역들에게 개취급을 받고 

노인들은 옮겨적을 수 없는 욕을 들으며 갖은 수모를 당했다

약산사 주지스님은 용역들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용역 세놈이 달라붙어 음부를 찢어죽인다며 주먹으로 음부를 쳐댔다 

 

시세 4억이 넘는 평생논 가운데 송전철탑을 박고 6천만원 보상

송전탑 밑에선 농사도 못짓고 땅도 안팔린다며

이치우 형제분은 반대했다

한전은 토지를 강제수용하고, 

2012년 1월 16일 용역들이 투입되었다, 

노인들이 용역과 하루종일 몸싸움을 했다, 

내일 또 해보자며 비웃는 젊디 젊은 용역 앞에서

힘이 부친 노인은 깊이 깊이 절망했다.

밀양시 산외면 보라마을 평생의 땅에서 

이치우(74)어르신은 분신, 사망 하셨다

 

2013년 12월 6일 유한숙(71)어르신 음독사망

2013년 12월 13일 권모(53)씨 자살기도

2014년 6월 11일 농성장 철거 행정 대집행, 경찰2000여명 투입

한전은 한겨울 눈보라 치는 산속 농성장에 전기를 끊고

노인들을 눈보라 속으로 몰았다

 

이 모든 일이 국책공사라는 미명하에 저질러졌다. 

 

정부는 이치우 어르신의 분신사건으로 여론이 일자

사건발생 7년이 지난 2012년 2월에야 처음 주민들을 만났지만

지식경제부 차관은 주민을 만난자리에서 

원자력발전소 건립 중단 요구에 답하지 않았다

 

국무총리는 주민도 안만나보고 보상금 4백만원씩을 준다고 하고

언론은 보상금 더 타먹으려는 교활한 꾀로 매도하고

사법부는 노인들에 대해 국책공사방해 벌금 4백만원과 징역형을 때렸다

 

바람이 회초리처럼 치고 가는 산골

노인들 야윈 가슴에 철탑을 박고

누군가의 돈과 노인들의 피를 싣고 달릴 송전선이 걸렸다

그러나 2015년 12월, 밀양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 밀양지역 소개

 

밀양은 '미르벌', 곧 '용이 사는 들판'이란 뜻에서 나온 지명입니다. 삼한시대부터 부족국가인 '미리미동국'이 있던 살기좋은 마을로 최소 이천년을 전해 내려온 유서깊은 도시입니다. '미리'는 '미르, 곧 '용龍'이고, '미동'은 '물동'처럼 '물을 가두어둔 저수지'를 이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3. 관련 동영상 소개

 

대구에서 독립영화 만드시는 이경희님의 유튜브 동영상, 

"밀양 송전탑, 그 7년의 전쟁"

https://youtu.be/aT8ntkVUHCs

 

CAFE GENTLEJAEIN님이 올린 유튜브 동영상, 

"밀양 송전탑 설치반대 농성중인 평밭마을 주민의 9년 투쟁 이야기"

https://youtu.be/LIXgSR9QW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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